‘한국의 과학과 문명’ 2차분 출간
‘세종시대의 과학기술'(구만옥 경희대 교수)은 한국 전통과학을 완성한 세종 시기의 과학기술 정책과 인물·업적 등을 살펴본다. 중국의 선진 과학을 수용하면서 한국 현실에 맞게 재창조한 기반은 ‘풍토부동론(風土不同論)’이었다. 과학기술을 학술적으로 정리했던 문인 관료, 실무를 담당했던 기술 관료, 기술자 집단인 장인이 뒷받침해서 천문역산학, 지도지리학, 의학, 농업기상학, 군사기술의 성취가 이뤄졌다. 고려 후기 이래 축적된 과학기술 지식과 중국에서 들어온 과학기술 지식이 통합돼 ‘교범’이 만들어졌다.

‘조선후기 과학사상사'(문중양 서울대 교수)는 17~18세기 조선 사대부들이 중국을 통해 알게 된 서구의 과학 지식을 학습하면서 재구성하는 과정을 짚어본다. 세종 대에 확립된 천문지리학은 16세기 들어 형이상학적 우주론으로 발전했고 이를 대표하는 학자가 장현광(1554~1637)이다. 17세기 이후 예수회 신부들이 중국의 문화적 맥락에 맞게 서구 과학을 번역한 서적들이 조선에 전래됐다. 김석문·서명응·최한기 등은 이 서적들을 성리학적 자연관을 버리지 않고 오히려 2차 번역을 통해 더욱 발전·심화시키는 방향으로 활용했다.
‘한국 근대과학 형성사'(김연희 서울대 연구교수)는 개화기 서양 과학기술의 도입과 굴절을 추적한다. 조선 정부는 부국강병을 달성하기 위해 과학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한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서양식 근대 무기의 도입이었는데 성능 강화는 성공했지만 기술 도입은 실패했다. 철도 부설과 농업 개혁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반면 전신망은 전통적인 통신수단을 완벽하게 대체했다. 동도서기(東道西器)적 태도, 빈약한 재정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1897년 대한제국 수립 후 서양 과학기술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전통적 자연관은 해체되고 서양적 자연관이 보급됐다.
‘한국의 과학과 문명’은 지난해 말 1차분 3권이 출간됐고, 2020년까지 총 30권이 간행될 예정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28/20161128001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