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첨성대부터 반도체까지… 한국과학문명史, 펜 듭니다”

37권 총서 집필 지휘 KAIST 신동원 소장
50억원 초대형 인문학 사업
과학계 역량모아 28일 출범
“中 총서 뛰어넘는 책 될 것”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후 최대 규모의 인문학 사업입니다. 1950년대에 출간돼 중국 문명에 대한 서구의 인식을 바꿔놓은 영국 학자 조지프 니덤(1900~1995)의 명저 ‘중국의 과학과 문명’을 능가하는 총서(叢書)를 만들 계획입니다.”

‘한국과학문명사 총서’ 발간을 진두지휘하게 된 카이스트 한국과학문명사연구소 신동원 초대소장은 기대에 차 있다.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1979~1991년 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주도해 총 27권으로 한국학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것을 말한다. 신 소장이 맡은 사업은 우리 과학기술과 문명의 역사를 총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그 본산이 될 한국과학문명사연구소가 국내외 과학기술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28일 개소식을 갖는다.

과학기술부가 지원하고 한국학진흥사업단이 관리하는 이번 총서 사업에는 50억원이 투입된다. 신라 첨성대부터 현재의 반도체 기술까지 우리나라 과학문명의 장대한 역사를 37권의 책으로 묶는 것이 목표다. 전통시대를 다룬 19권, 근·현대 11권, 그리고 세계 학계를 겨냥한 영문본 7권까지 포함된다. 10년에 걸친 대장정에 들어간다. 김근배(전북대)·문중량(서울대) 교수 등 국내 대표 중견 연구자들이 집필에 참여해 빠르면 2014년부터 책이 나오기 시작한다.

신 소장은 이번 총서 발간이 사실은 늦은 감이 있다고 했다. “일본은 자국 과학기술사 총서를 이미 1950~1960년대에 마쳤어요. 중국도 1990년대에 과학기술총서를 33권 냈지요. 심지어 북한에서도 ‘조선기술발전사’ 5권짜리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가진 것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지요.”

그는 이번 작업이 최근 20여년 폭발적으로 성장한 우리 과학기술계의 자신감 표현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압축성장을 두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의 연구를 보면 전통과학의 수준도 당시 중국에 뒤지지 않았어요. 이제 축적된 연구와 저술 역량을 모아서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것이죠.”

신 소장은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2004) 등의 저서로 유명한 의학사 전공자다. 그는 “총서는 중국 문명에 매몰되지 않고 한국의 과학문명을 부각시키는 데 주안을 둘 계획”이라며 “학술적인 수준과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쓰겠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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